현대 사회에서 SNS(소셜미디어)는 정보 소비의 주요 채널로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뉴스와 다양한 정보를 접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 중 상당수는 잘못된 사실이나 조작된 내용일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바이럴(viral)되는 가짜 뉴스는 개인의 기억 속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건처럼 자리 잡을 수 있다.
가짜 기억(false memory)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이나 정보를 마치 경험한 것처럼 인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소셜미디어에서 잘못된 정보가 급속히 퍼지면, 사용자들은 이를 반복적으로 접하며 진실과 허구를 혼동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SNS에서 가짜 기억이 확산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그 사회적 영향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바이럴 콘텐츠와 반복 노출 효과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이럴 효과’ 때문이다.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정보일수록 더 많은 사용자들이 이를 공유하며, 짧은 시간 내에 수백만 명에게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자는 반복적으로 같은 정보를 접하게 되며, 심리학적으로 ‘반복 노출 효과(illusory truth effect)’가 작용한다. 이는 특정한 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느끼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명 정치인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가짜 뉴스가 처음에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정보가 여러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사람들은 점차 이를 사실로 인식하며 기억 속에 내재화하게 된다.
감정적 반응과 기억 왜곡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기억이 형성되는 또 다른 요소는 감정적 반응이다. 인간의 뇌는 감정적으로 강한 사건을 더 선명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충격적이거나 분노를 유발하는 가짜 뉴스가 퍼질 경우, 사람들은 이를 더 강하게 인지하고 기억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분노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정보일수록 더 빠르게 공유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 유괴 사건’과 같은 가짜 뉴스가 SNS에서 확산되면, 사용자들은 강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이를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기억할 가능성이 커진다.
집단 극화와 정보 필터링
SNS는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사용자가 선호하는 정보만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용자가 특정한 세계관이나 신념에 갇혀 다른 관점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 ‘에코 챔버(echo chamber)’ 현상은 가짜 뉴스를 더욱 강화하고, 특정한 정보에 대한 가짜 기억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게시글만 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라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해당 정보를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인식하며, 다른 증거가 나타나더라도 이를 부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SNS에서의 가짜 기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 차원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접할 때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출처를 확인하고, 신뢰할 만한 기관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감정적으로 강하게 반응하는 뉴스일수록 신중하게 사실 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역시 가짜 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팩트체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잘못된 정보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가짜 뉴스의 확산을 조기에 감지하고 차단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가짜 뉴스와 가짜 기억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 기관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핀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시켜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확산된다면, 미래 세대는 보다 신중한 정보 소비 습관을 갖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SNS에서 가짜 기억이 확산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오류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개인, 기술 기업, 정부가 협력하여 정확한 정보가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가짜 뉴스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